이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식사 방식이나 복용 약물을 바꾸기 전에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간헐적 단식, 한국인에게는 거꾸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말에 아침을 거르고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수 년째 이어오셨나요? 그런데 혈당은 오히려 더 오르고, 호르몬 리듬은 흐트러지고, 체중은 잘 빠지지 않는 경험을 하셨을 수 있습니다. 이는 방법을 잘못 따라 해서도, 의지가 약해서도 아닙니다. 외국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16시간 간헐적 단식이 한국인의 몸 안에서는 반대로 작동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이 유전자 조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어야 합니다. 이 '거의 100%'는 위험 유전자의 보유율이지, 모두가 똑같이 건강을 잃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차이를 가르는 결정적인 열쇠가 바로 식사 타이밍입니다.

▶ 원본 영상 보기간헐적 단식이 한국인에게 거꾸로 작동하는 이유 — 70%가 가진 멜라토닌 유전자(MTNR1B)

한국인의 식사 문화는 16:8 단식과 충돌합니다

한국인은 16:8 간헐적 단식을 하기에 문화적·생활적 차이가 이미 큽니다. 미국인은 저녁을 평균 오후 6시 30분에 먹지만, 한국인은 8시 30분으로 두 시간이나 늦습니다. 아침 결식률은 35.3%에 달하며, 20대는 60%, 30대는 47%나 됩니다(국민건강영양조사, KNHANES 2024).

그러다 보니 아침을 거르고 저녁을 늦게 먹더라도 8시간 안에만 먹으면 된다는 16:8 단식이 자기합리화하기 좋은 방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유튜브 어디에서도 한국인의 유전자와 식사 타이밍을 직접 연결해 설명한 콘텐츠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그 빠진 조각을 채워드리겠습니다.

같은 16시간 단식도 언제 끊고 언제 먹느냐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오히려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를 2022년 하버드·스페인 연구진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이 보여주었습니다.

이 글은 「간헐적 단식과 한국인 유전자」 시리즈의 첫 번째 편으로, 한국인 유전자에 맞춘 식사 타이밍을 다룹니다.

한국인 3명 중 2명이 가진 멜라토닌 유전자

한국인은 멜라토닌 수용체 유전자인 MTNR1B의 G 변이를 한 개 이상 가진 사람이 약 70%에 달합니다. 유럽인은 약 50%, 아프리카계는 7~15%로, 한국이 유독 높은 편입니다(1000 Genomes, gnomAD). 구체적으로는 G;G 유전형이 약 18%, G를 하나만 가진 G;C가 약 49%로, 합치면 3명 중 2명꼴입니다.

그런데 이 유전자 하나만으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만약 당뇨 위험이 이 유전자 하나뿐이라면, G 변이가 가장 적은 아프리카계가 당뇨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미국 CDC 통계에서 흑인은 이 변이가 한국인의 10분의 1 수준인데도, 당뇨 유병률은 12.1%로 백인(7.4%)보다 약 1.6배 높게 나타납니다(CDC 2019–2021).

즉 유전자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답은 여러 유전자가 함께 작용하는 합산 위험, 어려운 말로 폴리제닉(polygenic)입니다. '유전자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같이 작용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국인은 멜라토닌 유전자 70%에 더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위험 변이를 네 종류(CDKAL1, KCNQ1, SLC30A8, CDKN2A·B)나 대부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약 73~86% 보유). 흔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이 약하다'고 하는데, 이는 인상이 아니라 이런 유전자들의 합산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보면, 어느 것도 가지지 않은 한국인은 수천 명에 1명 수준으로, 사실상 거의 모두가 이 합산 위험 안에 있습니다.

'야간 셔터' 비유로 푸는 메커니즘

멜라토닌 수용체는 췌장 안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일꾼 세포(학명으로는 베타세포) 표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네 가게의 셔터 문을 떠올려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췌장 안에도 일종의 '야간 셔터'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낮에는 셔터가 열려 인슐린을 활발히 내보내고, 밤이 되면 셔터가 내려가 인슐린 생산을 줄입니다. 잘 시간이니 음식이 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신호이지요. 그 셔터를 내리라고 알려주는 스위치가 바로 멜라토닌입니다.

그런데 이 셔터가 얼마나 내려가는지는 유전자에 따라 다릅니다. C;C 유전형은 셔터가 살짝만 내려가 밤늦게 먹어도 인슐린이 비교적 잘 나옵니다. 반대로 G 변이를 하나라도 가진 분(G;G나 G;C)은 셔터가 훨씬 강하게 내려갑니다. 그래서 늦은 저녁이나 16시간 단식 후 정오 이후 첫 식사를 하면, 음식이 들어와도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아 혈당이 오래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췌장의 일꾼 세포가 점점 과부하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G 변이를 가진 70% 이상의 한국인에게 늦은 식사가 특히 부담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본 사례들

기능의학과 기능신경학을 20년 넘게 다뤄온 임상 경험에서 보면, 아침을 거르고 저녁을 늦게 먹는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수 년째 하다가 부작용으로 고민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SBS에서 간헐적 단식을 처음 다룬 2018년부터도, 단식을 하려면 아침은 꼭 챙기고 저녁을 일찍 먹는 eTRF(이른 시간제한 식사, early Time-Restricted Feeding)를 권해 왔습니다.

저 자신도 일찍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았는데, MTNR1B 결과가 G;G로 나왔습니다. 저 역시 한국인 3명 중 2명 안에 드는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저녁 늦게 먹고 아침을 거르는 저녁형 단식은 단 한 번도 권한 적이 없습니다. 그 패턴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리듬을 흐트러뜨리는 경우를 임상에서 자주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코르티솔이 솟구쳐야 잘 깨고 혈당이 안정되는데, 아침을 거르고 저녁을 늦게 먹으면 그 리듬이 무너져 만성 스트레스와 비슷한 호르몬 패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G;C 유전형 상담 사례

상담드린 분 중 40대 후반 여성 한 분이 계셨습니다. 수 년째 매일 14~16시간 간헐적 단식을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셨지만, 아침을 거르고 저녁 8~9시까지 일하다 늦게 먹는 패턴이었습니다. 당화혈색소(HbA1c, 최근 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수치)가 6.8%에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호르몬 대사까지 흐트러져 무월경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단식이 몸을 돕기는커녕, 몸이 이를 기근 신호로 받아들인 셈입니다.

그래서 평소처럼 eTRF, 즉 아침을 챙기고 저녁을 7시 이전으로 당기는 방식을 권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G;C였습니다. G;G만큼은 아니어도 G 변이가 하나라도 있으면 같은 영향권에 속합니다. 4개월 뒤 HbA1c가 6.0%까지 내려갔고, 더 의미 있는 변화로 월경 주기가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식사 시간 하나를 바꾼 결과였습니다. 다만 이는 한 분의 사례이며, 모든 분에게 동일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022년 하버드·스페인 임상이 보여준 것

이를 임상 직관이나 한 분의 사례로만 두지 않기 위해, 학술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하버드·스페인 연구진(Garaulet 박사 팀)이 당뇨 분야 최고 권위지인 Diabetes Care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입니다. 같은 식사를 한 번은 이른 시간에, 한 번은 늦은 시간에 먹게 하고 혈당·인슐린 반응을 비교했습니다.

  • 늦게 먹었을 때 G 변이 보유자는 멜라토닌이 약 3.5배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 그 결과 인슐린은 약 6.7% 낮게, 혈당은 약 8.3% 높게 나타났습니다.

잘 시간에 음식이 들어오면 포도당은 들어오는데 인슐린은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저녁형 단식으로 "나는 살이 빠졌는데?"라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식사 시간이 줄면서 칼로리도 함께 줄어든 반사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체중은 빠져도 공복혈당이 오르고 당뇨 전단계로 향하고 있다면, 건강 측면에서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영향은 G 변이를 가진 분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셔터가 꽉 내려간 상태에서 음식이 들어오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췌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 뇌 속 마스터 시계

기능신경학적으로 보면 이는 췌장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뇌 안에는 몸의 마스터 시계라 불리는 작은 부위가 있습니다. 시교차상핵(영어로 SCN), 쉽게 말해 우리 몸의 '중앙 생체시계' 역할을 하는 신경입니다. 이 부위는 췌장, 그리고 멜라토닌 신호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G 변이는 이 신호 교환의 야간 차단막을 더 두껍게 만들어, 수면의 질·혈당 조절·인지 기능까지 같은 회로에서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천 1 — DTC 유전자 검사로 내 유전형 확인하기

가장 결정적인 실천은 DTC 유전자 검사입니다. DTC는 병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받는 검사를 말합니다. 23andMe는 해외 직구라 해석이 영문으로 제공되며, 한국어 해석이 필요하면 마이지놈스토리 같은 국내 옵션이 편리합니다. MTNR1B 변이(rs10830963)는 세 회사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10만 원 내외, 결과는 4~6주 후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실천 2 — 세 가지 유전형별 해석

G;G — 한국인 약 18%, 가장 강한 영향권

야간 셔터가 강하게 내려가는 그룹입니다. 늦은 저녁이나 아침을 거르는 16시간 단식은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아침을 챙기고 저녁을 일찍 먹는 eTRF가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G;C — 한국인 약 49%, 가장 많은 분들

G 변이가 하나라도 있으면 학술 연구에서도 G;G와 같은 영향권으로 봅니다. 간헐적 단식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eTRF를 권합니다.

C;C — 한국인 약 33%, 멜라토닌 영향권 밖

늦은 저녁에도 혈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입니다. 다만 안심은 이릅니다. 앞서 살펴본 흑인 paradox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멜라토닌 변이가 적은데도 당뇨가 더 많았던 사례로, 유전자 하나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C;C는 멜라토닌 유전자만 통과했을 뿐, 한국인은 다른 위험 변이 4종을 각각 73~86% 가지고 있습니다. 합산 위험 안에서는 C;C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아침을 챙기고 이른 저녁을 드시기를 권합니다.

실천 3 — 영향권 한국인을 위한 eTRF 적용법

  1. 아침을 챙기세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첫 식사가 좋습니다. 멜라토닌이 완전히 끝난 뒤 먹으면 영향권에 있는 분들도 혈당이 안정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저녁을 일찍 드시거나 한 끼 건너뛰세요. 마지막 식사는 늦어도 저녁 7~8시, 취침 4시간 전에는 위장을 비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3. 단식 시간은 1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아침을 챙겨야 하는 이유는 한국·동아시아 자료가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한국 대학생 약 1만 2천여 명 분석에서 아침 단식은 대사증후군 위험을 약 1.73배, 메타분석에서 고혈압을 약 1.20배 높이는 것과 연관되었고, 일본 연구에서도 6일간 아침 단식만으로 하루 평균 혈당이 오르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단, 아침을 시작하더라도 시리얼·빵·오트밀·달달한 커피로 시작한다면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탄수화물 위주의 아침보다는 단백질과 지방이 든 질 좋은 아침이 권장됩니다. 단백질 파우더를 활용한다면 대두·유청보다 완두콩이나 햄프씨드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고려해 보실 수 있습니다.

마무리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아침을 거르고 늦은 저녁을 먹는 단식은 근본적으로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녁형 단식으로 체중이 빠졌더라도, 그것이 췌장에 부담을 주며 얻은 반사이득이라면 진짜 효과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본인 유전자에 맞는 식사 타이밍을 찾는 것이, 수 년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입니다.

이 시리즈는 G;G·G;C 한국인 3명 중 2명, 그리고 C;C 한국인까지 모두를 위한 8편 시리즈의 첫 번째 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영향권 한국인을 위한 구체적인 식사 시간표 매뉴얼을 다룹니다.

🧠 식사 타이밍만큼 중요한 것 — 두뇌 건강 훈련

혈당과 생체시계는 인지 기능과도 같은 회로에서 연결됩니다. 무료 두뇌 훈련 앱으로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요.

👉 무료 두뇌 훈련 앱 시작하기 (7일 무료)


🤝 무료 커뮤니티·뉴스레터 가입하기 — 본인 DTC 유전자 결과를 나눠보세요

▶️ 영상으로 전체 내용 보기 (유튜브)

아침 단백질 식단이 필요하시다면 관련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질병의 예방·치료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참고문헌

  • Garaulet M et al. (2022). Diabetes Care. DOI: 10.2337/dc21-1314 (PMID 35015083)
  • Cho YM et al. (2010). Diabetologia. DOI: 10.1007/s00125-010-1795-4 (PMID 20499083)
  • Kim J et al. (2021). Endocrinol Metab. DOI: 10.3803/EnM.2021.1118 (PMID 34583489)
  • Matuszek MA et al. (2015).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133611 (PMID 26196519)
  • Kwak SH et al. (2012). Diabetes. DOI: 10.2337/db11-1034 (PMID 22233651)
  • Powe CE et al. (2020). Curr Diab Rep. DOI: 10.1007/s11892-020-01355-3 (PMID 33165656)
  • Sparsø T et al. (2009). Diabetes. DOI: 10.2337/db08-1660 (PMID 19324940)
  •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2024; 미국 CDC 당뇨 통계 2019–2021; dbSNP rs10830963 (NC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