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먹는 외식·배달, 그 기름을 되돌리는 순서 — 오메가-6가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기름을 골라 직접 요리하라는 조언은, 통근이 길고 외식·배달이 기본인 사람에게는 지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봐야 할 것이 달라집니다. 기름진 한 끼는 여섯 시간짜리 산화를 남기고, 그 창 안에 색이 진한 채소가 같이 들어와 있었느냐가 갈랐습니다. 밖에서 나오는 기름은 튀김이냐가 아니라 몇 번째 쓰고 있느냐로 갈리는데, 그건 산가 검사에 걸리지 않고요. 오메가-6가 염증의 범인이라는 말은 사람 시험에서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 리놀레산을 90%까지 줄이거나 여섯 배까지 늘려도 아라키돈산은 변하지 않았어요. 리놀레산이 아라키돈산까지 가는 길에 문이 둘 있고 그 문이 거의 열리지 않기 때문이며, 한국인의 절반 가까이는 그 문이 더 좁은 쪽입니다. 그리고 그 문은 식물성 오메가-3가 EPA가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 들기름을 아무리 먹어도, 채식을 20년 해도 EPA는 낮은 자리에 머뭅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앞에 재료를 더 붓는 게 아니라 문 뒤에 직접 받는 것 — 생선이나 캡슐의 EPA·DHA, 그리고 감마리놀렌산(GLA)입니다. 다만 혼자 두면 아라키돈산 쪽으로 새기 때문에 EPA와 함께여야 하고요. 그리고 GLA는 한국인의 식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좋은 것만 먹으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식용유와 카놀라유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이제 대부분 알고 계십니다. 문제는 그 지식이 아무 힘을 못 쓰는 순간이 하루에 몇 번씩 온다는 겁니다.
회사를 다니면 점심은 대개 밖에서 먹죠. 메뉴는 같이 가는 사람이 정하고, 그 주방에서 무슨 기름에 볶여 나오는지는 손님이 고를 수 없고요. 통근에만 한 시간 반이 걸려 집에 오면 저녁 여덟 시인데, 그 시간에 다시 밥을 차리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배달로 오는 것도 결국 같은 기름에 튀겨져 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열량과 당, 지방, 나트륨, 식이섬유까지 똑같이 맞춘 두 식단을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먹였는데도, 초가공식품을 먹은 2주에 참가자들은 하루 508kcal를 더 먹었습니다. 그 2주에 체중이 0.9kg 늘었고, 가공을 덜 한 음식을 먹은 2주에는 0.9kg가 빠졌어요. 조건을 똑같이 맞춰도 사람을 더 먹게 만드는 음식이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못 지킨 날의 죄책감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먹고 난 뒤 여섯 시간에 벌어지는 일
다만 그렇게 먹은 한 끼가 그냥 지나가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람 연구 47편을 모아 정리한 논문이 있습니다. 외식으로 들어온 기름진 한 끼를 먹은 뒤 일관되게 올라간 것은 염증 신호 물질 하나, 인터루킨-6였습니다. 먹기 전 1.4였던 값이 여섯 시간쯤 뒤 2.9까지, 평균 두 배가 됐습니다.
같은 논문에서 함께 확인된 것이 더 중요해요. 병원에서 만성 염증을 볼 때 흔히 쓰는 수치, 그러니까 CRP와 TNF-알파는 대다수 연구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기름진 한 끼가 만성 염증 지표로 잡힐 만큼의 염증을 그 자리에서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신 움직인 것은 산화였습니다. 몸에 들어온 기름이 산소와 만나 상하는 반응인데, 이 수치가 같은 식사 뒤에 함께 올라갔어요. 정리하면 그 한 끼는 몸에 병을 남길 정도는 아니지만, 여섯 시간짜리 손상을 한 번 주고 지나가는 충격입니다. 그리고 하루 세 끼면 그 여섯 시간은 다음 끼니와 겹칩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그 충격이 매일 쌓이면 결국 만성 염증 쪽으로 갑니다. 그리고 만성 염증이 몸에 자리를 잡고 난 뒤에는, 거기서 질병 쪽으로 넘어가는 건 순식간인데 되돌리는 데 드는 시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걸리기도 하고, 쉽지 않기도 하고요. 한 끼는 별일이 아닌데 그 한 끼가 반복되는 자리는 별일인 이유가 이겁니다.
다행인 것은, 매 끼니 지나가는 산화는 그 산화가 정점에 닿는 여섯 시간 안에 무엇이 같이 들어와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겁니다. 만성 염증이라면 한 끼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지만, 이건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사건이에요.
그리고 그 「무엇」이 사람 시험에서 실제로 확인돼 있습니다. 색이 진한 채소입니다.
같은 상에 채소가 있었느냐에서 갈립니다
여기에 답을 낸 연구가 있습니다. 성인 256명이 참여한 시험 아홉 편을 모아 정리한 논문인데, 실험은 간단합니다. 기름진 식사를 주면서 색이 진한 채소·과일·향신료에 많은 성분(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을 언제 먹였는지만 바꿔 본 겁니다.
- 기름진 식사와 같은 끼니에 함께 먹은 쪽 → 다섯 건 중 네 건에서 산화 수치가 내려갔습니다
- 한 시간 전에 미리 먹은 쪽 → 변화가 없었습니다
- 전날 먹어 둔 쪽 → 변화가 없었습니다
왜 하필 같은 끼니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산화된 지방이 들어오면 그 부산물의 일부가 장에서 흡수돼 염증 반응을 건드리는데, 항산화 성분이 같은 자리에 있을 때 위와 장에서 그 생성과 흡수를 줄인다는 설명이에요. 한 시간 전이나 전날 먹은 쪽이 소용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그 자리에 없었으니까요.
먹은 양이 아니라 같은 상에 있었느냐가 갈랐다는 뜻입니다. 아홉 편이라 아직 작은 근거이긴 합니다. 그래도 「참느냐 마느냐」보다 훨씬 지키기 쉬운 조건이죠.
튀김을 시키는 날이라면, 색이 진한 채소를 같은 상에 올리는 것만으로 조건이 바뀝니다. 미리 챙겨 먹어 두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밖에서 나오는 기름은 몇 번 썼느냐로 갈립니다
기름 자체는 어떨까요. 동물 연구에서 한 번 가열한 기름은 안 쓴 기름과 차이가 없었고, 세 번 이상 반복해 쓴 기름부터 손상이 뚜렷해졌어요. 사람에서는 그렇게 반복해 쓴 기름이 든 식사를 한 번 먹는 것으로 혈관 기능이 그 자리에서 나빠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갈리는 자리는 튀김이냐가 아니라 그 기름을 몇 번째 쓰고 있느냐입니다. 음식점 튀김 기름은 대개 카놀라유와 콩기름, 이른바 식용유입니다. 값이 싸고 대량으로 쓰기 좋아서인데, 이런 기름은 열을 반복해서 받으면 잘 버티지 못하거든요.
여기에 나라가 그어 둔 선이 하나 있습니다. 기름이 얼마나 상했는지를 재는 숫자를 산가라고 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은 음식점이 쓰고 있는 튀김 기름의 산가를 3.0 이하로 정해 두고 있어요. 다만 이건 넘으면 안 되는 기준치이지, 모든 가게가 실제로 그 아래로 관리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재 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2016년 인천에서 튀김을 파는 37곳의 기름을 수거해 재 봤더니 산가가 0.2에서 1.0 사이였고 전부 기준 안이었어요. 그런데 표본을 전국으로 넓히면 달라집니다. 2012년 식약처가 튀김을 파는 음식점 1,144곳의 기름을 수거해 검사했을 때 7곳이 기준을 넘었고, 가장 높은 곳은 산가 15.2였습니다. 기준의 다섯 배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대체로 안전하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산가는 몇 번 썼는지를 세는 숫자가 아니거든요. 반복해서 쓰면 오르기는 하는데 아주 천천히 오릅니다. 건국대 연구팀이 튀김 횟수를 늘려 가며 재 봤더니, 콩기름으로 돈까스를 튀길 때 산가 3.0에 닿기까지 마흔 번이 걸렸어요. 감자튀김은 쉰 번, 카놀라유는 쉰~일흔 번, 팜유는 아흔~백 번이었고요.
그러니까 이 기준이 실제로 걸러내는 건 마흔 번 넘게 쓴 기름입니다. 앞에서 본 「세 번 이상부터 손상이 뚜렷해졌다」와 나란히 놓으면 그 사이 서른일곱 번은 기준 안에서 그냥 지나가요. 「기준 안」은 「이 집이 기름을 자주 간다」가 아니라 「마흔 번은 안 넘겼다」에 가까운 말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분명합니다. 튀김 기름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음식점은 없습니다. 튀김기 하나를 채우는 데 드는 기름값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어요. 세 번 이상 쓰는 건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입니다. 그러니 손상이 뚜렷해지기 시작하는 그 구간에 밖에서 먹는 튀김은 사실상 전부 들어가 있고, 그 사실은 산가 검사에 걸리지 않습니다.
겁을 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앞에서 봤듯 한 번 먹는 것으로 혈관 기능이 그 자리에서 나빠지지는 않았어요. 문제는 그게 한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반복되는 자리라는 것이고, 그 위에 손님은 그 숫자를 볼 수 없다는 것이 겹칩니다. 그러니 가게를 골라서 피하는 방식으로는 답이 안 나오고, 먹고 난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가 남습니다.
수치가 2012년·2016년 것이라는 점은 짚고 가겠습니다. 오래됐죠. 그런데 그 숫자를 만든 조건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기준치 3.0도, 기름을 여러 번 쓰게 만드는 원가 구조도, 쓰는 기름이 카놀라유·콩기름인 것도, 손님이 그 숫자를 볼 수 없다는 것도요. 튀김 횟수와 산가의 관계는 기름의 성질이라 애초에 연도를 타지 않고요. 바뀐 건 조사 연도뿐입니다.
집에서 무슨 기름을 쓰는지보다 밖에서 무엇에 튀겨져 나오는지가 더 자주 문제가 되는 이유입니다.
오메가-6는 범인이 아닙니다 — 다만 한 덩어리도 아닙니다
여기서 말을 하나 풀고 가겠습니다. 오메가-6는 기름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지방산 여러 개를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에요. 그중 우리가 식사로 먹는 양의 사실상 전부가 리놀레산이고, 콩기름과 마요네즈, 돼지고기를 통해 들어옵니다.
몸은 이 리놀레산을 조금씩 아라키돈산으로 바꿉니다. 아라키돈산은 몸이 염증 신호를 만들 때 꺼내 쓰는 재료입니다.
흔히 이렇게 그립니다
- 리놀레산 → 아라키돈산 · 염증 신호를 만들 때 꺼내 쓰는 재료
그래서 「오메가-6를 먹으면 염증 재료가 늘어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에게 재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모아서 확인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식사에서 리놀레산을 90%까지 덜 먹게 해도, 반대로 여섯 배까지 늘려도 핏속 아라키돈산은 뚜렷하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사실상 전부 리놀레산인데, 그걸 위아래로 흔들어도 염증 재료가 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럼 왜 그런 말이 도는 걸까요
근거 없이 나온 말은 아닙니다. 앞 칸은 실제로 쌓였거든요.
미국 성인의 피하지방을 1959년부터 2008년까지 잰 연구 37건을 모아 보니, 지방 조직의 리놀레산 비율이 9.1%에서 21.5%로 반세기 만에 136% 늘었습니다. 설문으로 물어본 게 아니라 몸에서 떼어낸 조직을 잰 값이에요. 먹는 양이 늘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몸에 쌓인 지방의 성분 자체가 바뀐 겁니다.
여기까지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다음 문장이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 「앞 칸이 두 배 넘게 늘었으니 뒤 칸도 늘었겠지」. 교과서에 화살표가 그려져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마지막 한 칸이 안 넘어갔습니다. 방금 본 대로 리놀레산을 90%까지 줄이거나 여섯 배까지 늘려도 조직의 아라키돈산은 변하지 않았어요. 쌓인 것과 넘어간 것은 다른 이야기였던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진짜 갈림이 나옵니다. 같은 검토에서 오메가-6를 먹고 아라키돈산이 오른 경우가 실제로 있었어요. 리놀레산이 아니라, GLA를 직접 먹였을 때와 아라키돈산 자체를 먹였을 때였습니다.
「오메가-6를 먹으면 아라키돈산이 는다」가 성립하는 자리
- 리놀레산 — 안 늘었습니다 (90%까지 줄여도, 여섯 배까지 늘려도)
- GLA — 늘었습니다
- 아라키돈산 자체 — 늘었습니다
그래서 「오메가-6」를 한 덩어리로 묶으면 답이 틀립니다. 무엇을 먹느냐로 갈립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그 말은 리놀레산에 대해서는 맞지 않고, 문 뒤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맞습니다. 그리고 밖에서 먹는 기름으로 우리 몸에 들어오는 오메가-6는 사실상 전부 리놀레산이고요.
그래서 이 글이 정제유를 문제 삼는 자리는 「리놀레산이 아라키돈산이 된다」가 아닙니다. 앞에서 본 산화 쪽이에요 — 몇 번 쓴 기름인가, 그리고 그 한 끼 뒤 여섯 시간에 무엇이 같이 들어와 있는가.
그럼 아라키돈산은 어디서 들어오나요
여기서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옵니다. 아라키돈산을 직접 먹으면 오른다면, 그건 어디에 들어 있느냐는 거죠. 동물성 식품입니다. 다만 한국인을 실제로 조사한 결과는 짐작과 좀 다릅니다.
서울 근교 성인 224명의 사흘치 식사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 아라키돈산은 EPA·DHA와 마찬가지로 주로 해산물에서 들어왔습니다. 2004년에 나온 조사이고 표본이 크지 않다는 점은 감안하고 보셔야 하고요.
그리고 양이 중요합니다. 아라키돈산이 염증 신호 물질 생산을 실제로 늘린 시험을 보면, 기본 식사에 들어 있던 아라키돈산이 하루 200mg이었고 거기에 1.5g을 더 얹었을 때 그 변화가 나왔어요. 평소 식사의 일곱 배가 넘는 양을 추가로 넣은 조건입니다. 참고로 같은 시험에서 면역 기능 지표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식탁에서 들어오는 양으로 그 조건에 닿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고기나 달걀, 생선을 끊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짚고 갈 것은 하나예요 — 「오메가-6를 줄인다」면서 밖에서 먹는 기름을 겨냥하는 건 과녁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그 기름으로 들어오는 건 리놀레산이고, 리놀레산은 앞에서 본 대로 뒤로 잘 넘어가지 않으니까요.
정리하면 이 글은 두 자리를 서로 다른 이유로 봅니다. 식탁에서는 산화가 축이에요 — 몇 번째 쓴 기름인가, 그 여섯 시간에 무엇이 같이 들어와 있는가. 반면 보충제에서는 전환이 축입니다. 뒤에서 보시겠지만 GLA를 캡슐로 넣는 순간 아라키돈산 축이 되살아나거든요. 그때는 EPA가 필요해집니다.
먹는 양도 같이 봐야죠. 같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서 한국 성인의 리놀레산 섭취는 하루 열량의 4.5%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한 권장 범위 2.5~9.0%의 한가운데예요. 과하게 먹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병목은 먹는 양이 아니라 문 두 개입니다
리놀레산은 아라키돈산으로 한 번에 가지 않습니다. 중간에 문이 두 개 있고, 문마다 그 문을 여닫는 효소가 하나씩 붙어 있어요. 이름이 있습니다 — 첫 문이 델타-6, 마지막 문이 델타-5입니다. 이 두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묶어서 FADS라고 부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리놀레산이 델타-6를 지나면 감마리놀렌산(GLA)이 되고, 한 단계 더 가면 DGLA가 되고, DGLA가 델타-5를 지나야 비로소 아라키돈산이 됩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이건 「갈 수 있는 길」이지, 실제로 그만큼 흘러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에게서 이 길은 거의 흐르지 않는 것이 기본값이에요. 리놀레산은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다가불포화지방산이고 하루 권장 섭취가 12~17g인데, 그렇게 많이 들어와도 그 뒤 칸들이 그만큼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화살표는 길을 그린 것이지 흐르는 양을 그린 게 아닙니다.
여기서 이 글의 나머지를 결정하는 사실이 하나 나옵니다. 이 문 두 개는 오메가-6 전용이 아닙니다. 오메가-3도 똑같은 문 두 개를 씁니다. 들기름에 든 알파리놀렌산(ALA)이 EPA가 되는 길도 델타-6로 시작해서 델타-5로 끝나요. 두 계열이 문 두 개를 나눠 쓰고 있는 겁니다. 뒤에서 「EPA를 같이 먹으면 왜 달라지는가」의 답이 전부 여기서 나옵니다.
문 두 개를 두 계열이 나눠 씁니다
- 오메가-6 — 리놀레산 → 델타-6 → 감마리놀렌산(GLA) → DGLA → 델타-5 → 아라키돈산(염증 신호의 재료)
- 오메가-3 — 알파리놀렌산(ALA, 들기름) → 델타-6 → 중간 단계 → 델타-5 → EPA
- GLA 보충제는 첫 문(델타-6)을 건너뛰고 GLA 자리로 바로 들어옵니다
- EPA가 있으면 마지막 문(델타-5)이 막혀 DGLA에서 멈춥니다
- 다만 이건 경로일 뿐입니다 — 사람에게서 이 길은 거의 흐르지 않는 것이 기본값이고, 그래서 앞에 재료를 더 부어도 뒤가 잘 안 채워집니다
문이 좁으면 앞에 아무리 많이 부어도 뒤로 넘어가는 양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리놀레산을 90%까지 줄이거나 여섯 배까지 늘려도 핏속 아라키돈산이 뚜렷하게 변하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 있어요. 병목은 먹는 양이 아니라 문입니다.
그 문의 폭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무엇이 가르냐면 유전자입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제로 재 본 자료가 있어요.
건강한 한국 남성 576명의 유전형과 혈액을 함께 본 연구입니다. FADS 부위의 한 자리(rs174537)를 봤는데, 이 표본에서 문이 덜 열리는 쪽 유전형의 빈도가 31.2%였습니다. 유전형 분포로 계산하면 이 변이를 하나라도 가진 사람이 둘 중 한 명꼴이에요. 소수의 특이 체질이 아니라, 한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이쪽이라는 뜻입니다.
덧붙이면, 저도 이 유전형입니다. 진료에서 만나는 분들 중에도 이쪽이 많고요. 그래서 이건 저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혈액 속 지방산 구성이 실제로 달랐습니다. 리놀레산은 더 많이 남아 있었고, 그다음 단계인 DGLA와 아라키돈산은 더 적었어요. 문이 덜 열려서 뒤로 덜 넘어간 겁니다.
더 큰 표본에서도 방향이 같았습니다. 한국인 1,646명(관상동맥질환 756명, 대조군 890명)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같은 자리의 그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리놀레산이 높고 아라키돈산이 낮았습니다.
오해 하나만 미리 정리하겠습니다. 문이 좁은 쪽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방금 그 연구에서 그 유전형을 가진 사람들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오히려 낮은 쪽이었어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것을 먹어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전자 검사를 받아 보시라는 이야기도 아니고요.
다만 하나는 분명해집니다. 절반 가까운 사람에게는 리놀레산을 더 먹는 것으로 그 뒤 단계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문이 병목이니까요. 그래서 「오메가-6를 얼마나 먹느냐」보다 「그 문이 얼마나 열려 있느냐」가 더 크게 가릅니다.
이 문의 진짜 문제는 오메가-3 쪽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문이 좁은 쪽이 편해 보일 수 있습니다. 염증 재료가 덜 만들어지니까요. 그런데 같은 문을 오메가-3도 쓴다는 사실이 여기서 반대로 돌아옵니다.
들기름이나 아마씨유로 들어온 알파리놀렌산(ALA)이 EPA가 되려면 똑같은 문 두 개를 지나야 합니다. 문이 좁으면 이쪽도 같이 막혀요. 아라키돈산이 덜 만들어지는 바로 그 이유로, EPA도 덜 만들어집니다.
사실 이 전환은 유전형과 상관없이 원래 넉넉하지 않습니다. 사람에서 ALA를 늘리면 EPA는 어느 정도 올라가지만 DHA는 거의 오르지 않고, 많이 먹은 쪽에서는 오히려 떨어지기도 했어요. 이걸 정리한 종설의 결론은 「ALA는 사람에게 장쇄 오메가-3의 제한된 공급원」이었습니다.
거기에 유전형이 얹힙니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은 자리(rs174537)를 포함해 FADS 부위를 본 연구에서, 문이 덜 열리는 유전형을 가진 산모의 제대혈에서 DHA와 EPA+DHA 합이 낮았습니다. 1,088명을 봤고, 생선을 많이 먹는 집단이었는데도 유전형에 따른 차이가 그대로 나타났어요.
그럼 고기를 먹으면 채워지나요
자연스러운 다음 질문입니다. 식물성으로 안 되면 동물성으로는 되느냐는 거죠. 이걸 실제로 갈라 본 자료가 있습니다.
영국 남성 659명을 육식·채식·비건으로 나눠 혈장 지방산을 잰 연구에서, 채식과 비건은 혈장 EPA와 DHA 비율이 육식보다 낮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예요. 놀라운 건 다음입니다 — 그 낮은 수치가 채식을 1년 했든 20년 넘게 했든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의 결론은 이랬어요.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빼면 몸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EPA·DHA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된다고요. 시간이 지나면 몸이 알아서 채워 주겠지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고기를 먹으면요. 14,422명을 식습관별로 나눠 본 대규모 조사에서 답이 갈립니다. 전체로 보면 EPA·DHA 공급의 대부분은 생선이 했습니다. 다만 생선을 안 먹는 육식군에서는 고기가 주 급원이었어요. 고기로도 조금은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군의 총 오메가-3 섭취는 생선을 먹는 쪽의 57~80%에 그쳤습니다.
공정하게 덧붙이면, 같은 조사에서 혈중 수치의 차이는 섭취량 차이보다 작았고 생선을 안 먹는 쪽의 전환 비율이 오히려 높았습니다. 몸이 부족한 쪽으로 조금 더 돌리기는 한다는 뜻이에요. 다만 그 「조금 더」가 닿는 자리가 앞 연구가 말한 「낮은 수준에서 안정」입니다.
그래서 정리가 이렇게 됩니다.
- 들기름·아마씨유로는 — 문 두 개를 지나야 해서 잘 안 넘어갑니다
- 고기로는 — 조금 들어오지만 생선 먹는 쪽의 절반에서 8할 수준입니다
- 생선(또는 캡슐)로는 — 만들지 않고 그대로 받습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먹는 분들에게도 생선은 따로 권하게 되는 이유가 이겁니다. 채소를 아무리 잘 챙겨도 이 자리는 채소로 안 메워지고, 고기를 잘 챙겨도 절반쯤에서 멈추거든요. 참고로 한국 성인의 68.4%가 EPA+DHA 권장량에 못 미칩니다.
그래서 이 대목이 이 글의 결론을 하나로 모읍니다. 문이 좁은 사람에게는 「재료를 앞에 더 부어 주는」 방식이 양쪽 다 실패합니다.
- 리놀레산을 더 먹어도 → 그 뒤의 GLA·DGLA는 그만큼 안 채워집니다
- 들기름을 더 먹어도 → 그 뒤의 EPA·DHA는 그만큼 안 채워집니다
그러니 답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둘 다 만들어 쓰는 게 아니라 직접 받아야 합니다. EPA·DHA는 생선이나 캡슐로, GLA는 식탁에 아예 없으니 따로요. 그리고 이 둘은 각각 필요한 이유도 있지만, 같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이제 하겠습니다.
그럼 재료를 더 먹으면 되지 않나요
여기서 가장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옵니다. 문이 좁아도 앞에 재료를 잔뜩 부으면 조금씩이라도 넘어갈 테니, 리놀레산을 많이 먹으면 GLA도 그만큼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거죠. 그러면 굳이 GLA를 따로 챙길 이유가 없고요.
이걸 정면으로 잰 검토가 앞에서 본 그 논문입니다. 성인 시험들을 모아 양방향으로 다 흔들어 봤어요.
- 식사에서 리놀레산을 90%까지 줄여도 — 조직의 아라키돈산은 유의하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 여섯 배까지 늘려도 — 마찬가지였습니다
- 그런데 GLA를 식사로 직접 넣은 쪽에서는 — 움직였습니다
같은 검토 안에 이 세 가지가 함께 있습니다. 리놀레산을 아무리 흔들어도 꿈쩍 않던 수치가, 문을 건너뛰고 들어온 입력에는 반응했다는 뜻이에요.
이게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문 앞에 더 붓는 것과 문 뒤에 직접 넣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앞에 부으면 문에서 걸리고, 뒤에 넣으면 그대로 전달돼요. 「재료를 더 먹으면 되지 않나」의 답은 「실제로 재 봤더니 안 되더라」입니다.
유전형 이야기도 여기서 한 번 더 정리하겠습니다. 이 시험들은 유전형을 가려서 사람을 뽑은 게 아닙니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했고, 그 상태에서 이미 앞을 흔들어도 뒤가 안 움직였어요. 그러니까 문이 좁은 건 사람의 기본값이고, 유전형은 그 기본값을 더 좁히는 것입니다. 있고 없고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예요.
「나는 그 유전형이 아니니 리놀레산으로 만들어 쓰면 된다」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가 이겁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절반 가까이는 그 기본값보다 더 좁은 쪽이고요. 게다가 뒤에서 보시겠지만 GLA는 식탁에 아예 없습니다. 만들어 쓰는 길은 막혀 있고 사 먹을 자리는 비어 있는, 그 두 개가 겹치는 자리가 GLA예요.
그래서 GLA인데, 혼자 두면 안 됩니다
GLA는 첫 문(델타-6) 바로 다음 자리에 있는 지방산입니다. 그러니 GLA를 먹으면 그 문을 건너뛰고 들어옵니다. 문이 좁은 사람에게 리놀레산을 더 먹이는 건 답이 아니고, 문 뒤에 직접 넣어 주는 것이 GLA예요.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GLA는 들어와서 DGLA가 되는데, DGLA 앞에는 마지막 문(델타-5)이 남아 있습니다. 그 문이 열려 있으면 DGLA는 그대로 지나가서 아라키돈산이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성인 29명에게 GLA를 하루 1.5~6.0g씩 먹인 시험에서 핏속 아라키돈산이 참가자 전원에서 올랐어요. 연구진이 스스로 「잠재적으로 해로운 부작용」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니까 GLA는 많이 넣을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문을 건너뛰어 넣어 준 재료가 마지막 문을 그냥 통과해 버리면, 우리가 줄이려던 바로 그 물질이 늘어납니다. 이게 「GLA를 혼자 두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같은 시험에서 하나가 더 보였습니다. 혈액에서는 아라키돈산이 올랐는데, 염증 세포 안에는 DGLA만 쌓이고 아라키돈산은 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세포가 만드는 염증 신호 물질(류코트리엔)은 줄었어요. 혈액 수치와 세포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같은 방향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답이 「GLA를 쓰지 말자」가 아니라 「마지막 문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됩니다.
그 마지막 문을 EPA가 막습니다
같은 연구진이 정면으로 답을 냈습니다. 먼저 간세포 실험에서, 오메가-3인 EPA가 델타-5의 작동을 막았습니다. 아라키돈산을 만드는 마지막 단계가 그 자리에서 멈춘 거예요.
왜 하필 EPA냐면, 앞에서 말씀드린 그 사실 때문입니다. 델타-5는 오메가-6 전용 문이 아닙니다. 오메가-3 쪽 마지막 단계도 이 문을 지나 EPA가 됩니다. 한 문을 두 계열이 나눠 쓰는 구조라, 한쪽이 넉넉하면 다른 쪽이 뒤로 덜 넘어갑니다. 이건 이 문 하나만의 특성이 아니에요 — 사람 시험에서도 리놀레산을 얼마나 먹느냐가 알파리놀렌산의 전환량을 좌우했습니다. 비율이 아니라 절대량이 그렇게 만들었고요.
그래서 사람에게 GLA와 EPA를 같이 먹여 봤습니다. 하루 3.0g, 3주였고 결과는 이랬습니다.
- 핏속 EPA는 올랐습니다
- 핏속 아라키돈산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 GLA만 먹였을 때와 정반대입니다
- 면역 세포 안에는 DGLA와 EPA가 함께 쌓였고
- 그 세포가 만드는 염증 신호 물질은 뚜렷하게 줄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GLA만 넣으면 — 첫 문을 건너뛰어 DGLA까지 갔다가, 마지막 문이 열려 있어 아라키돈산까지 갑니다. 넣을수록 늘어납니다.
- GLA에 EPA를 같이 넣으면 — 마지막 문이 EPA 쪽에 붙잡혀 DGLA가 뒤로 못 넘어갑니다. DGLA에서 멈추고, DGLA는 가라앉히는 쪽 신호의 재료입니다.
양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뒤이은 다른 사람 시험에서는 GLA 1.5g에 EPA를 0.25g만 더해도 그 상승이 막혔어요.
그리고 방향으로도 확인됩니다. 리놀레산과 GLA를 함께 먹인 건성안 시험에서 눈 표면의 염증 수치가 뚜렷하게 내려갔습니다. 다만 이 시험들은 지방산 성분 자체를 두고 잰 것이지, 어떤 제품의 효과를 잰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GLA는 식탁에 없습니다
그럼 GLA는 어디서 먹을까요. 한국 성인 4만 6천여 명의 식사 기록을 모은 자료가 있습니다(국민건강영양조사 2007~2018). 가장 최근 구간에서 오메가-6가 들어오는 경로 상위는 콩기름 18.4%, 마요네즈 11.8%, 돼지고기 7.7%, 참기름 6.7%였어요. 이 넷 중 GLA가 들어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좋다고 챙겨 먹는 기름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버터도, 목초를 먹인 소의 지방도, 돼지기름도, 기버터도, 올리브유도, 참기름도, 들기름도 GLA가 들어 있는 기름이 아닙니다. 참고로 들기름은 오메가-3 쪽에 가까워요.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보면 100g에 오메가-3가 62g, 오메가-6가 13g입니다. GLA가 풍부한 것으로 문헌에서 꼽는 것은 보리지유이고, 달맞이꽃종자유가 함께 꼽힙니다.
지방산 지도 — 어디까지 채워지고 무엇이 남는지
- 오메가-3 · ALA(식물성)는 한국 성인이 하루 1.4g을 먹어 섭취는 이미 채워집니다 — 다만 그게 EPA로 넘어가는지는 앞에서 본 문의 문제라 별개입니다
- 오메가-3 · EPA·DHA(생선 쪽)는 반대입니다 — 같은 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68.4%가 권장량(하루 250mg)에 못 미쳤습니다. 들어오는 양도 모자라고, 만들어 채우는 길도 문에서 막힙니다
- 오메가-9 · 올레산 — 올리브유로 채워집니다
- 오메가-6 · 리놀레산(LA) → 아라키돈산 — 식탁에서 넉넉히 들어옵니다
- 같은 오메가-6 · 감마리놀렌산(GLA) → 가라앉히는 쪽 — 여기만 비어 있습니다
결국 식탁으로는 잘 안 메워져서 따로 챙기게 되는 것이 GLA 하나입니다.
그래서 성분표에서 이것부터 봅니다
여기까지 오면 고르는 기준이 하나로 정리됩니다. 성분표에 리놀레산(Linoleic Acid, LA)이 적혀 있으면 그 제품은 거르세요.
아래는 특정 제품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성분표를 어떻게 펴서 읽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에 적은 연구들은 지방산 성분 자체를 두고 잰 결과이고, 어떤 제품이 병을 낫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판단은 라벨의 숫자를 직접 보시고 하시면 됩니다.
「오메가 3·6·9」라고 적힌 제품이 특히 그렇습니다. 국내에는 이런 제품이 없고, 아이허브 제품 라벨 다섯 개를 직접 펼쳐서 확인해 봤는데, 다섯 개 모두 리놀레산이 적혀 있었습니다. 1회분에 110mg, 175mg, 498mg, 598mg이었고, 한 제품은 1,250mg이었습니다. 같은 라벨에서 감마리놀렌산은 표기가 없거나 70~247mg이었습니다. 라벨은 이렇게 직접 펴서 숫자를 보시면 됩니다.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 줄에 리놀레산이 있느냐만 보시면 됩니다.
리놀레산은 앞에서 본 대로 이미 식탁에서 넉넉히 들어옵니다. 그걸 돈을 주고 캡슐로 또 먹는 셈인데, 그러면서 같은 캡슐에 든 오메가-3가 실릴 자리까지 좁힙니다. 3·6·9를 한 알에 담았다고 해 놓고 자기가 넣은 3의 발목을 자기가 잡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감마리놀렌산은 그 입구를 이미 지난 자리에 있습니다. 몸이 리놀레산을 그 효소로 바꿔서 만드는 것이 감마리놀렌산이니까요. 그대로 먹으면 입구가 붐비든 말든 상관없이 바로 쓰입니다. 오메가-6를 챙기신다면 이쪽입니다.
고르실 때 제가 보는 세 가지
성분표에서 순서대로 세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 리놀레산(LA)이 적혀 있는가 — 적혀 있으면 거릅니다.
- 감마리놀렌산(GLA)이 실제로 들어 있는가 — 「오메가-6 함유」라고만 적힌 것은 대개 리놀레산입니다.
- GLA를 혼자 두지 않았는가 — 위에서 본 대로 EPA가 옆에 있어야 아라키돈산 쪽으로 새지 않습니다. 성분표에 GLA와 EPA·DHA가 같이 적혀 있는지 보세요.
이름이 3·6·9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습니다. 옵티멀 오메가 369의 라벨을 예로 펴 보면, 오메가-6 자리에 리놀레산이 아니라 감마리놀렌산 76mg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에 식물성 오메가-3(ALA) 265mg, 오메가-9(올레산) 100mg, 어유에서 온 EPA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오메가 제품에는 희소한, 두뇌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최종 오메가 보스 DHA가 함께 적혀 있고요. 369라는 이름이 문제가 아니라 그 줄에 리놀레산이 있느냐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 주는 예입니다.
지방산에 위 미네랄·비타민까지 같은 성분표에 적힌 것으로는 OmegaCo3-SE가 있습니다. 라벨에 EPA 500mg, DHA 375mg, 감마리놀렌산 100mg이 적혀 있고 리놀레산은 없어요. 특히 나이아신, 활성형 비타민 B6(P5P), 마그네슘, 아연처럼 같은 문을 열게 도와주는 조효소들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알약이 부담스러우시면 같은 구성의 액상인 OmegaCo3도 있습니다.
이 조합 자체가 시장에 흔하지는 않더군요. 제가 국내외 성분표를 찾아본 범위에서는 DHA와 감마리놀렌산이 리놀레산 없이 한 줄에 같이 적힌 것을 아직 못 봤습니다. 못 본 것이지 없다는 뜻은 아니니, 더 나은 성분표를 보시면 알려 주세요. 저도 계속 찾고 있습니다.
달맞이꽃종자유·보리지유 단독 제품을 보실 때
제품에 따라 지방산 말고 아연·마그네슘·비타민 B6·나이아신 같은 것이 같이 적혀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게 있어야 지방산이 제 일을 한다」는 설명이 흔히 붙는데, 이왕이면 조효소가 같이 들어 있는 쪽을 단독 제품보다 권합니다. 앞에서 본 그 문을 여닫는 것이 효소이고, 효소는 혼자 일하지 않으니까요.
국내에서는 보리지유와 달맞이꽃종자유 단독 제품이 주로 갱년기 여성용으로 팔립니다. GLA가 들어 있는 거의 유일한 원료이니 자리 자체는 맞습니다. 다만 단독으로 드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대로 GLA를 혼자 두면 마지막 문이 열려 있어 아라키돈산 쪽으로 새거든요.
그래서 두 가지를 같이 봅니다.
- 오메가-3가 같이 있는가 — 오메가-6를 챙기실 거면 오메가-3를 반드시 같이. 취향이 아니라 앞에서 본 기전입니다.
- 전환을 돕는 조효소가 같이 있는가 — 있으면 이왕이면 그쪽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GLA는 여성만 챙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이 처음부터 이야기한 사람 — 점심은 밖에서 먹고 저녁은 배달로 때우는 사람 — 에게 필요한 것도 같은 자리예요. 밖에서 나오는 기름은 고를 수가 없습니다. 그 끼니에 채소를 같이 올리는 것과, 몸에 미리 깔아 두는 것. 손에 쥘 수 있는 건 이 둘뿐입니다.
전 스펙트럼 제품이 드문 이유
오메가-3와 6, 9를 제대로 다 담은 제품은 국내에도 해외에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오메가-6 쪽에 보리지유나 달맞이꽃종자유를 제대로 넣으면 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습니다.
가격만 놓고 줄을 세우면 그 말이 맞아요. 다만 값으로만 따지기 어려운 제품도 있죠. 들어간 것이 다르면 값이 달라지는 게 당연하고, 무엇이 들어갔는지를 먼저 보고 값을 보는 순서가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따로따로 사서 여러 알을 먹는 것보다 하나에 다 들어 있는 쪽을 권합니다. 오메가-3 따로, 달맞이꽃종자유 따로, 미네랄 따로 사면 아침마다 먹어야 할 알이 늘어납니다. 알이 늘면 빠지기 시작하고요. 계속 먹을 수 있느냐가 결국 결과를 만듭니다.
언제, 얼마나 자주 드시면 되나
밖에서 먹은 날이라면 그 여섯 시간 안에 챙기시기를 권합니다. 앞에서 본 바로 그 창이에요. 산화가 올라 정점에 닿는 구간이 거기고, 상대할 것이 있다면 그 안에 있어야 합니다.
매일 정해 놓고 드셔도 되고, 회식이나 배달이 있는 날만 챙기는 비상용으로 쓰셔도 됩니다. 밖에서 먹는 날이 잦을수록 챙기는 날도 잦아지는 것이고요. 다만 양은 제품에 적힌 하루 섭취량 범위 안에서 맞추세요.
여기서 갈리는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에 노출된 세월이 길었던 분이라면, 그때그때가 아니라 장기간 꾸준히 드시는 쪽을 권합니다. 한 끼를 상대하는 것과, 오래 쌓인 것을 상대하는 것은 접근이 다릅니다.
ADHD 증상이 있으시다면
오메가-3는 ADHD 증상을 두고 사람 시험이 실제로 쌓인 몇 안 되는 영양소입니다.
- ADHD가 있는 아동 699명이 참여한 무작위 대조시험 10편을 모아 보니 증상 점수가 개선됐습니다. 효과 크기는 크지 않았고 연구진도 약물과 비교하면 완만하다고 적었어요. 다만 보충제 안의 EPA 용량이 높을수록 효과도 컸습니다.
- 다른 메타분석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아동·청소년 534명 대상 7편에서 증상 점수가, 214명 대상 3편에서 주의력 관련 인지 지표가 개선됐고, ADHD가 있는 아이들은 혈액의 DHA·EPA가 또래보다 낮았습니다.
둘 다 아동·청소년을 본 연구이고, 약을 대신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도 두 가지가 이 글과 그대로 이어집니다. 하나는 효과를 끌어올린 것이 EPA였다는 것, 다른 하나는 모자랐던 쪽이 몸이 만들어 써야 하는 DHA·EPA였다는 것이에요. 앞에서 본 그 문 이야기와 같은 자리입니다.
그래서 ADHD 증상이 있는 분에게도 오메가-3에 6·9까지 함께 든 전 스펙트럼 쪽을 제가 권하는 것 중 하나로 두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가 있습니다. 오메가-6와 오메가-9가 많은 기름은 쉽게 산화됩니다. 큰 병으로 사서 오래 두고 조금씩 쓰기보다는, 신선한 것을 소량씩 쓰거나 캡슐 형태로 챙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는 식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위에 적은 순서 — 같은 상에 무엇을 올릴지, 어떤 기름에 튀겨져 나오는지 — 를 먼저 보시고, 식탁으로 메워지지 않는 것만 채우시는 편이 낫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으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오늘 바꿀 수 있는 것
밖에서 먹는 날을 줄이기 어렵다면, 순서를 이렇게 두시면 됩니다.
- 같은 상에 색이 진한 채소를 올립니다. 한 시간 전이나 전날이 아니라 그 끼니에서입니다.
- 기름은 튀김이냐보다 같은 기름을 며칠씩 쓰는 곳인지를 봅니다.
- 오메가-6를 통째로 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식탁으로 안 메워지는 감마리놀렌산만 따로 챙깁니다.
- 영양제를 고르실 때는 성분표에서 리놀레산이 적혀 있는지부터 봅니다.
못 지킨 날의 자책은 여기서 할 일이 없습니다. 조건을 똑같이 맞춰도 사람을 더 먹게 만드는 음식이 있다는 것은 이미 통제된 실험에서 확인된 사실이고, 그 한 끼를 어떻게 받아 내느냐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드시는 분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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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질병의 예방·치료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 상태에 따라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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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자료 · 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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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 김진만 교수팀, 튀김 횟수에 따른 식용유지 산가·과산화물가 변화(한국식품과학회지 2017) — 대두유 돈까스 40회·감자튀김 50회, 카놀라유 50·70회, 팜유 90·100회에 산가 3.0 도달 (fsnews.co.kr)
-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2016 — 식품접객업소 37곳 튀김유 수거검사, 산가 0.2~1.0 전부 적합 (a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