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영상·글 내용을 근거로 복용 중인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마시고, 당뇨·치매·신장질환을 관리 중이시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제로니까 건강해요" — 정말 그럴까요
알룰로스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고 칼로리도 매우 낮아 설탕 대체재로 쓸 만하다는 것, 여기까지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거의 이야기되지 않은 나머지 한 얼굴이 있습니다. 바로 가열할 때, 오븐과 에어프라이어 안에서 드러나는 얼굴입니다.
이 글에서는 과장 없이 수치 그대로, 알룰로스를 가열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봅니다. 동시에 '그렇다면 당장 다 버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정직하게 답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감미료가 아니라 조리법과 조리 기기입니다.
▶ 원본 영상 보기제로니까 건강해요? 알룰로스의 두 얼굴 — 가열이 만드는 배신첫 번째 얼굴은 사실입니다 — 그러나 두 번째 얼굴이 있습니다
알룰로스를 차가운 커피에 타거나 요거트에 뿌리거나 주스에 섞어 드실 때는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몸에서 대부분 흡수만 되었다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고, 혈당도 거의 올리지 않습니다. 마케팅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가열하는 순간입니다. 핵심 개념은 '녹는점'입니다. 설탕은 약 160도에서 녹기 시작하지만, 과당과 알룰로스는 약 110도에서 녹습니다. 설탕보다 50도나 낮습니다. 오븐을 175도에 맞추고 쿠키를 구울 때, 설탕은 이제 막 녹기 시작하는데 알룰로스는 이미 한참 전부터 화학 반응을 시작합니다. 알룰로스 쿠키가 더 빨리 갈색이 되는 이유이며, 그 갈색이 바로 단서입니다.
마이야르 반응과 아크릴아마이드 — Kirkpatrick 2021 컵케이크 실험
당과 단백질이 열을 만나 갈변하는 반응을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합니다. 고기 겉면이 노릇해지고 빵 껍질이 갈색이 되는 그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산물이 함께 생깁니다. 아크릴아마이드, 5-HMF, 메틸글리옥살, 그리고 AGE(최종당화산물) 등입니다. 이 중 아크릴아마이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2A군(인체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으로 분류한 물질입니다.
2021년 영국 레딩 대학교의 Kirkpatrick 연구팀이 LWT 저널에 발표한 실험이 결정적입니다. 연구팀은 설탕·과당·알룰로스로 각각 컵케이크를 굽고, 12분· 16분·20분으로 시간을 달리하며 아크릴아마이드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모든 베이킹 시간에서 알룰로스 컵케이크의 색이 가장 진했고, 아크릴아마이드 농도도 설탕보다 유의하게 높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설탕을 끊고 건강하게 살겠다'며 매일 알룰로스 쿠키를 구워 드신다면, 같은 쿠키에서 설탕으로 구울 때보다 아크릴아마이드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알룰로스가 설탕보다 반응성이 높다 — 이것이 첫 번째 핵심입니다.
왜 더 심할까 — 분자 구조의 차이
당의 화학 반응성은 '개방형 구조 비율'에 비례합니다. 당은 평소 안정적인 원형 구조로 존재하다가, 가끔 일자형(개방형)으로 열릴 때 화학 반응을 일으킵니다. 개방형이 많을수록 반응이 빠릅니다. 포도당은 개방형 비율이 약 0.002%로 느리게 반응하고, 과당은 그보다 빠르며, 알룰로스는 과당의 C-3 에피머로 개방형 비율이 과당 이상입니다.
2024년 Food Chemistry의 Wang 연구팀과 Journal of Food Science의 연구가 보고한 마이야르 반응성 순위는 알룰로스 > 과당 > 포도당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알룰로스가 가장 빠르고 강하게 반응합니다. 알룰로스 쿠키가 더 예쁜 갈색으로 나올 때, 그 갈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와 AGE 전구체도 더 많이 생성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전 — 오븐보다 에어프라이어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럼 오븐만 안 쓰면 되겠네, 나는 에어프라이어 쓰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 Esposito 연구팀이 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같은 감자를 딥프라이·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로 각각 조리해 아크릴아마이드를 측정했더니, 에어프라이어가 963μg/kg으로 가장 높았고, 전자레인지는 785μg/kg이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가 전자레인지보다 약 23% 더 많은 아크릴아마이드를 만든 것입니다. '건강한 조리법'으로 알려진 에어프라이어가 사실은 더 많은 아크릴아마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결과입니다.
이유는 후속 연구가 설명합니다. 에어프라이어의 고속 열풍이 수분을 빠르게 날리며 마이야르 반응을 가속하기 때문으로, 풍속이 빨라질수록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반대로 같은 비교에서 가장 낮은 값이 나온 조리법은 오븐 저온 단시간(180도 10분 수준)이었습니다.
반응성이 높은 알룰로스와, 아크릴아마이드가 많이 생길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이 둘을 함께 쓰는 '알룰로스 에어프라이어 쿠키'는 가장 피하시는 편이 좋은 조합입니다.
그런데 절대량은 정확히 봐야 합니다 — 제로 쿠키 5개 ≈ 삼겹살 50g
여기까지 듣고 '제로 쿠키 당장 버려야겠다'고 생각하셨다면, 잠깐 숫자를 있는 그대로 보겠습니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대 Uribarri 교수팀이 2010년 발표한 식품 549종의 AGE 측정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알룰로스 제로 쿠키 5개를 매일 드셔도 하루 AGE는 중앙값 약 4,200kU 수준입니다. 서구 성인 평균이 하루 약 14,700kU를 섭취하는 것과 비교하면 작은 편입니다.
다른 음식으로 환산하면 체감이 쉽습니다.
- 제로 쿠키 5개 ≈ 구운 삼겹살 50g (삼겹살 한 끼 200g의 약 1/4)
- 제로 쿠키 5개 ≈ 빅맥 반 개
- 제로 쿠키 5개 ≈ 구운 닭가슴살 70g
- 제로 쿠키 5개 ≈ 베이컨 5g (얇은 한 줄도 안 되는 양)
- 제로 쿠키 5개 ≈ 프렌치프라이 280g
뒤집어 말하면 삼겹살 한 끼가 제로 쿠키 약 20개, 베이컨 두 줄이 약 15개, 빅맥 한 개가 약 10개에 해당합니다. 제로 쿠키를 드시면서 저녁에 삼겹살을 직화로 구워 드시면, 그날 AGE의 대부분은 삼겹살에서 들어옵니다. 전체 식이 AGE에서 제로 베이커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하루 5개를 드셔도 약 17~30%로 추정되고, 나머지 70~80%는 구운 고기·베이컨·치즈·버터·튀김류에서 옵니다.
AGE를 줄이고 싶다면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제로 쿠키가 아니라 삼겹살 직화구이입니다. 삼겹살 한 끼를 수육으로 바꾸는 것이 제로 쿠키 5개를 끊는 것보다 AGE 감량 효과가 3~4배 큽니다. 감자튀김을 찐 감자로 바꾸면 AGE가 크게 줄어듭니다. 조리법 스위치가 제품 교체보다 훨씬 큰 레버입니다.
그럼에도 알룰로스를 주목하는 세 가지 이유
'제로 쿠키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를 함께 말씀드려야 합니다. 전체 식이 맥락에서 제로 베이커리의 AGE 절대량은 구이 육류나 가공 지방보다 작은 것이 사실입니다. 동시에, 같은 조건이라면 알룰로스가 설탕보다 반응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니라 동시에 맞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주목할 가치가 있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한국 시장의 마케팅이 과합니다. '칼로리 0', '완전 안전', '아이들도 OK' 같은 표현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 한국 제품의 직접 측정 데이터가 없습니다. 위 수치는 일반 쿠키 값에 알룰로스 반응성 계수를 얹은 보외 추정으로, 한국 시판 제로 제품의 아크릴아마이드·AGE를 직접 측정한 동료 심사 논문은 아직 없습니다. 오차는 ±50% 이상일 수 있습니다.
- 당뇨·치매·신장질환 관리 중이신 분은 AGE 총량이 더 중요합니다. 신기능에 따라 AGE 체내 축적 속도가 다를 수 있고, 인과 관계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당뇨 합병증·혈관 손상 등에 AGE가 관여한다는 임상적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마케팅 6가지 주장 팩트체크
- "칼로리 0이다" — 정확하지 않습니다. 미국 FDA는 0.4kcal/g, 호주 기준은 약 0.48kcal/g으로 규정합니다. 라벨 편의상 0으로 표기될 뿐입니다.
- "혈당을 전혀 올리지 않는다" — 단독 섭취 시에는 거의 사실이지만, 베이킹에서는 다릅니다. 특히 85도 이상 가열하면 일부가 과당으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 "천연이라 안전하다" —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시중 알룰로스는 효소를 이용해 과당에서 전환 생산한 가공 화합물입니다.
- "많이 먹어도 괜찮다" — 2018년 한국인 성인 대상 연구(Han et al.)에서 단회 30g 이상 섭취 시 상당수가 설사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아이들도 먹여도 된다" — 증거가 부족합니다. 소아 대상 연구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 "케토 베이킹의 완벽한 설탕 대체재" — 베이킹 맥락에서는 오히려 반대일 수 있습니다. 가장 반응성이 높은 감미료 중 하나입니다.
실용 가이드 — 우선순위 순서대로
- 조리법 스위치가 최우선입니다. 삼겹살 → 수육·보쌈, 감자튀김 → 찐 감자, 구운 닭 → 백숙, 팬 프라이 → 찜·스튜. 이 스위치 하나가 제로 과자 끊기보다 훨씬 큰 효과일 수 있습니다.
- 조리 기기를 가립니다.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이 적은 순서는 대체로 ① 전자레인지·찜·삶기 ② 오븐 저온 단시간(150~160도) ③ 딥프라이 ④ 에어프라이어입니다. 에어프라이어를 꼭 쓰셔야 한다면 160도 이하로 낮추고 시간을 짧게, 기름을 적게 바르며, 알룰로스는 에어프라이어에 쓰지 마세요.
- 알룰로스는 '차가운 용도'로만 쓰세요. 커피·요거트·스무디· 드레싱·비가열 디저트는 괜찮지만, 오븐 쿠키·케이크·머핀·빵·에어프라이어 간식· 캐러멜·조림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 베이킹에는 몽크프루트와 에리트리톨 블렌드를 고려하세요. 이 둘은 마이야르 반응에 거의 참여하지 않아 아크릴아마이드·AGE 생성이 훨씬 적습니다.
- 수크랄로스 함유 제품은 가열하지 마세요. 85도만 넘어도 원치 않는 부산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감미료든 오븐·에어프라이어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안전하다"가 아닙니다
알룰로스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가운 용도에서는 설탕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고, 제로 베이커리를 가끔 드시는 것도 전체 식단 맥락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밝혀진 단점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일 뿐이고, 장기 섭취 영향·장내 미생물 상호작용·소아에서의 영향 등 아직 모르는 영역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 시판 제로 제품의 실제 측정 데이터조차 아직 없습니다.
알룰로스는 '좋다·나쁘다'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용도와 가공 여부, 섭취량, 조리 기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화합물입니다. 차갑게 드시면 괜찮을 수 있고, 가열하면 같은 조건의 설탕보다 더 생기며, 매일 대량으로 드시는 것은 아직 모르는 영역입니다. 드실 때마다 '나는 지금 어느 얼굴을 만나고 있는가'를 한 번 떠올려 보시기를 권합니다.
참고문헌
- Esposito M et al. Acrylamide formation in potatoes by air frying versus other cooking methods. Journal of Food Science. 2025;90(3):e70081.
- Li J et al. Air-frying air velocity and acrylamide formation. Food Chemistry. 2025;484:144386.
- Zhang Z et al. Acrylamide across five cooking methods. Food Chemistry. 2025;494:146182.
- Kirkpatrick et al. Acrylamide formation in cupcakes baked with alternative sweeteners. LWT —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21.
- Wang et al. Maillard reactivity of rare sugars including allulose. Food Chemistry. 2024.
- Uribarri J et al.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in foods and a practical guide to their reduction in the diet. 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2010;110(6):911-916.
- Han Y et al. Korean adults' gastrointestinal tolerance to allulose. Nutrients. 2018.
더 알아보기
👉 무료 두뇌 훈련 앱 시작하기 (7일 무료) — 매일 짧은 훈련으로 인지 컨디션을 점검해보세요.
🎬 영상으로 보기 — 알룰로스의 두 얼굴과 조리 기기별 데이터를 함께 확인하세요
💬 커뮤니티에서 토론하기 — 여러분은 어떤 감미료를 어떤 용도로 쓰시나요?
※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입니다.
